은우가 남자를 주웠다.어린 자신을 주웠던 섬마을 악마들처럼.그런데 아무래도 줍지 말아야 할 걸 주웠나보다.고립무원의 섬, 그곳에서의 고독하고 고독한 삶에 한 줄기 봄볕이 되어줄 줄 알았는데,동티가 났다.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죽였어!***태어나 이날 이때껏, 참으로 지독하고 지독한 삶이었다.여태 겪은 것보다 더 지독한 일은 없을 줄만 알았다.그러나 내 손으로 유일한 사랑을 죽여야 하는 운명이라니.태곤은 밤새 은우의 심장 소리를 들었다.혹시나 모르지, 이게 은우가 살아날 희망일 수도 있다.이 절체절명의 목숨을 건 도박을 했다.제발, 살아. 살아줘. 나를 위해서, 부디 살아줘. 살아났거든, 나 용서하지 마.5년이 흘렀다.그 긴 시간동안 태곤은 홀로 고독하고 또 고독한 은우의 시간을 함께 했다.다가서서 안아줄 수도 결코 다가가서도 안 되었다.그렇게 우렁각시, 키다리 아저씨 노릇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아니, 그런 줄 알았다.그런데 은우에게 다른 사람이 생겼다는 말이, 자신의 목숨을 놔버릴 만큼 그토록 충격이었다.너무 늦어버렸을까? 용서를 구할 기회조차 날려버렸을까?되돌려야 해, 앞으로 내가 어떤 대가를 치를지언정.<[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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