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라고 하셨잖아요. 떠나겠다고요.”
여주를 괴롭히다 죽는 악녀에 빙의했다.
별짓을 다해도 원작이 안 바뀌길래 그냥 현실에 순응하기로 했다.
나 편한 대로 살다가 여주가 돌아오면 조용히 떠나기로!
“이제 네가 가짜 역할을 할 필요 없으니 이만 떠나거라, 이레스.”
“네, 그렇게 할게요.”
속전속결로 짐을 싸서 바로 나오자,
공작가는 대역인 내가 죽었다고 발표했다.
***
처음 맛보는 자유에 술을 좀 마신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좀 취한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남자와 하룻밤을 보낸 것 같기도 하고……?
어라?
분명 같이 밤을 보냈는데 왜 일어나니 나 혼자지?
에라, 모르겠다! 일단 이 거지 같은 수도를 떠나자!
***
3년 후, 오랜만에 돌아온 수도에서 익숙한 이름이 들렸다.
“근데 바이렌 황태자 전하는 언제까지 혼자 사실 거래?”
“모르지. 이레스 황태자비 전하께서 승하하신 지 얼마나 되셨지?”
“벌써 3년이야, 얘.”
이레스 황태자비……?
아니, 내가 언제 황태자비가 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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