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치 업 피버

페치 업 피버 완결

“우리가 한 소꿉놀이가 몇 갠데. 결혼을 해도 백 번은 했는데, 네가 여보가 아니면 누가 여보야?”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한강을 보며 재찬이 인상을 찌푸렸다.
어린애 소꿉장난 같은 스킨십에 지친 재찬은 속으로 분을 삭였다.

몬스터 박물관, 옛 게이트의 터.
곳곳에 남아 있는 몬스터의 흔적을 딛고 새롭게 도약한 에스퍼들은
어느새 전 세계를 아우르는 스포츠 스타가 되어 있었다.

그중에서도 국가대표 에스퍼로 이름을 날리는 한강은
현존하는 국내 에스퍼 중 가장 인기 있는 에스퍼로 손꼽혔다.
하물며 이제는 에스퍼 전투 경기가 올림픽 종목으로까지 채택되었단다.

전광판이며 TV며 안 나오는 곳이 없고, 한국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한강.
재찬도 하고 싶었다. 한강 여보.

“전재찬은 한강을 좋아한다.”

언제부터인지 기억도 안 나는 시기부터 그와 꼭 붙어 지낸 전재찬은 한강을 짝사랑 중이었다.
한강의 옆에 있기 위해서라면 재찬은 무엇이든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너는 내가 가이드로 발현한 게 싫어?”

끝내 시작된 변화 앞에서 한강의 표정이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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