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고 있던 옷을 벗고 폐하께 공손히 걸어가십시오.”
왕국 전체가 눈에 덮인 타사르국의 겨울.
중무장을 하고 있는 병사들도 손과 발이 얼 판인데, 속옷 바람으로 이 눈길을 걸어가라니.
추위도 추위였지만 왕녀로서 모멸감까지 심어 주려는 의도이리라.
두 주먹을 꽉 틀어쥐고 조용히 두꺼운 망토를 벗어 눈 바닥에 떨어뜨리고 그를 마주 보았다.
검은 늑대 북부 왕 칼로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지? 내 병사들이 추위에 떠는 거 안 보이나?”
북부왕의 사나운 명령에 트리샤는 이를 악물었다.
부끄러움과 수치스러움은 나중으로 미뤄두자.
나에게는 지켜야 할 사람들이 있다.
나는….
늑대왕에게 동생 대신 공녀로 바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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