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어때?”
첫날밤을 위해 꾸며진 방에는 지독하게 아름다운 남자가 앉아 있었다.
오스왈드 로렌스.
이 나라의 유명 인사이자 전쟁의 영웅이라고 추앙받는 인물.
경멸스러운 눈으로 다프네를 노려보고 있는 그녀의 남편이었다.
“패전국의 포로로 끌려와서 결국엔 맨 꼭대기의 자리에 앉은 여자라.”
빈정거리는 음성이 뒤따랐다.
남자는 막 씻고 나온 것인지 머리는 젖어 있었고 가운만 두른 채였다.
하지만 결혼식 첫날밤에 느껴질 설렘 따위는 없었다.
“오늘은 내게 가장 치욕스러운 날이야.”
그리고 명백한 증오심.
“……가장 지워 버리고 싶은 날이고.”
차분했던 목소리가 마치 단어를 짓씹기라도 하듯 한 음절씩 끊어졌다.
경멸이 짙게 깔린 밤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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