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치의가 되어 주겠소?”
디보아의 태양, 북부의 찬란한 검.
모두가 칭송하는 완벽한 남자가 소문만큼 다정하게 미소 지었다. 이레네는 그를 보며 마치 노련한 가정부가 깎은 감자 같다고 생각했다. 어떤 굴곡도 없이 매끈한.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녀는 흠집 없는 사람에겐 흥미가 없었다. 이레네는 깨어지고 상처 난 사람에게만 눈길이 갔다.
자신처럼.
“혼자서도 괜찮습니다.”
“내가 괜찮지 않소.”
그런데 그가 자꾸만 친절을 베푼다.
타인을 기다리게 하는 게 당연한 남자가 그녀를 기다리고, 먼저 돌아서는 게 당연한 남자가 그녀의 뒷모습에 익숙해진다. 길 잃은 그녀를 찾아 나서고, 마차 앞에선 손을 내민다.
그 순간, 이레네는 깨달았다. 그는 매끈한 감자가 아니라 속이 곪은 감자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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