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사랑했었습니다, 아프릴리스.”
차디찬 북부 땅으로 위에서 리스는 남편을 올려다봤다.
결혼한지 2년 만에 원인 모를 병을 앓게 된 이후, 리스의 인생은 바닥으로 추락했다.
남편에게 방치당하고 결국 버림받은 삶의 끝에서, 리스를 거둔 건 그녀의 가문에게 모든 것을 빼앗긴 남자였다.
“테오판.”
리스는 마지막으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조금 더 일찍 테오판을 만났더라면.
칼레스가 아닌, 그의 아내였다면.
……어떤 삶이었을까.
그의 품에서 숨이 멈춘 후 다시 눈을 떴을 때,
리스는 애처롭게 사랑을 속삭이는 칼레스의 눈앞으로 돌아와있었다.
***
테오판은 제게 손을 내민 여자를 바라보았다.
가증스러운 가문의 성을 가진 공녀, 제 원수의 하나뿐인 딸. 그런 수식과는 어울리지 않는 미소로 자신을 바라보는 여자.
“저는 아버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파혼을 할 생각이에요.”
“방패가 되어 달라.”
“정확하네요.”
리스는 빼앗긴 땅을 돌려주는 대가로 테오판을 파혼 계획에 이용할 작정이었다.
테오판은 그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복수의 기회가 찾아올 때까지, 그는 언제나 마음을 죽여야 했다.
“제안을 받아들이겠습니다, 공녀.”
스스로 마음을 속이고 그녀의 손을 잡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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