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이라도 간 줄 알았잖아.”
재우 그룹 전략 기획팀 전무, 강사헌.
우아한 가면 아래 오만하고 제멋대로인 남자였다.
하연은 그런 그의 비서일 뿐만 아니라 장난감이었다.
그와 시도 때도 없이 몸을 섞어야 하는 장난감.
사헌의 약혼 소식에 관계의 끝을 예감하지만.
“키스해 봐, 여기서.”
하연은 간과했다.
그는 결코 그녀를 놓아주지 않을 거란 걸.
그는 장소 불문 남 신경을 쓰지 않는 지독한 나쁜 남자라는 걸.
“그러게. 적당히 입고 오지 그랬어. 야해 빠져서는.”
“소리 내면 밖에 다 들릴 텐데.”
그를 짝사랑하던 하연에게 그의 행동은 점점 더 버거워졌다.
어서 강사헌에게서 벗어나야 했다.
그러나 설상가상 임신까지 하게 되는데…….
“정말 임신이네. 그래서 튀려고 했던 거고.”
산부인과 앞에서 마주한 사람은 다름 아닌, 강사헌 전무였다.
그가 임신을 알아챈 순간, 하연의 눈앞은 새하얘지고, 절망으로 뒤덮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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