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뜨려 줘, 제발.”
여름이었다. 스스로 망가지길 원했던.
스무 살, 알 거 다 아는 나이라며 떠밀려 온 선 자리에는 육십이 다 되어 가는 남자가 있었다.
「그 몸에 남자가 길을 낸 적이 없는 게야. 그렇지?」
희롱 섞인 말을 서슴지 않던 남자는 흉흉한 눈빛으로 제 몸 곳곳을 훑었다.
불결한 시선이 몸서리쳐졌지만, 결혼은 불가피한 일이었다.
도망치고 싶어 망가져야 했다. 하필이면 진창에 처박히던 순간에 강차혁, 그가 있었고.
“후회하지 마.”
그렇게 그와 뜨거운 하룻밤을 보내고 8년이 흘렀다.
우리의 인연은 거기서 끝이 난 것이라고 믿었는데…….
“빌어먹을. 드디어 찾았네.”
어렵게 입사한 회사에서 그를 다시 만났다.
그것도 자신이 보좌해야 하는 상사로.
“나랑 잘래요? 남자 밝히잖아요, 민은서 씨.”
그는 은서의 곁을 맴돌며 못된 말로 들쑤시는 건 물론, 도망치려 할수록 곁에 두고 옴짝달싹도 못 하게 하고.
“아저씨예요? 매일 밤 우리 엄마 울리는 사람이.”
설상가상으로 절대 만나게 하고 싶지 않았던 두 사람이 만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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