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잖아. 너희 집 담벼락에 목줄 묶였던 그 개자식.”
난 네가 불행했으면 좋겠어. 지독하게.
윤슬처럼 부서지는 웃음. 손 닿을 것 같은 행복.
그러나 제 것은 아닌 것들.
한태인이 행복할수록 제 불행은 선명해진다.
흰 종이 위에 쏟아진 잉크 얼룩처럼.
결코 지워지지 않을.
하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웃을 수 있을까.
윤치헌은 한태인의 행복을 경멸했다.
여자의 행복은 자신의 불행을 반추한다.
그녀가 반짝반짝 빛날수록 자신은 더욱 참혹한 어둠으로 가라앉는다.
그래서 그녀가 가진 것들을 부숴버리고 싶다.
그녀의 추락을 보고 싶다.
그녀의 행복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너도 얼마든지 나처럼 불행해질 수 있다는 걸 가르쳐 주고 싶다.
그날이 오면 태인을 내려다보며 말하고 싶었다.
제 이름 석 자를.
애정 어린 증오를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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