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이렇게 다리 벌리는 거, 그 새끼는 알아?”
유난히 혹독했던 그 겨울. 언니가 사람을 치어 죽였다.
이제 고작 스물셋. 만져본 적도 없는 거액이 필요했다.
“윤도 버리고 와요. 그럼 도와줄게요.”
사랑하는 남자를 버려서라도 언니를 살려야 했다.
숨돌릴 틈도 없이 무참히 흘러간 5년.
설영이 잔인하게 버렸던 그 남자가 다시 돌아왔다.
“고용인이면 고용인답게 굴어. 고용주가 시키면 그게 어떤 개짓이든 해야지.”
“거칠게 해도 괜찮아요, 도련님.”
설영은 여전히 사랑하는 그에게 모든 걸 바쳤다.
고용인이 해선 안 될 위험한 짓이라고 할지라도.
***
사실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네가 또다시 나를 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내 마음을 애써 외면했다.
조롱하고 무시하며 날 좋아한다는 그 마음을 이용했다.
그렇게 해야 널 상처입힌 내 모든 행동을 합리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 번 자각하고 만 사랑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진 뒤였다.
“…널 이제 어쩌면 좋을까, 한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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