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우는 게 좋아. 그러니까 계속 울어, 윤희령.”
“…….”
“헤프게 웃지 말고.”
태림원의 인간 부적, 윤희령.
별당에 불을 지르고 죽어 버린 아버지의 죗값을 치르며 희령은 오직 태림 일가에 속죄하며 살아왔다.
그런 태림의 유일무이한 장손이자 후계자, 현시헌.
속죄는 언제나 희령의 몫이었으니, 그녀를 어떻게 휘두르든 그의 자유고 권리였다.
“참 이상하지. 너 같은 것도 가지고 싶다니. 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 싶기도 하고.”
시헌의 목소리에 시선을 든 희령은 즐거워하는 그의 눈빛과 마주쳤다.
자신의 고통이 이 남자에게는 즐거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은 희령은 입술을 깨물었다.
“너랑 내가 뒹굴면 꼴 참 우스워지는 건데.”
시헌의 목소리가 한숨처럼 흘러나왔다.
“윤희령은 속죄를 위해서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네가 날 어디까지 견딜 수 있을까.
“나랑 같이 우스워질래?”
턱을 쥐고 있던 손이 부드럽게 그녀를 뺨을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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