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것에 미치는 남자
왕국 제일의 권력가이자 수집가인 미카엘 오필렌츠 공작.
그리고 그의 앞에 나타난
예뻐도 지나치게 예쁜 소년 올리버 에넬.
소년은 예쁜 만큼이나 유용했다.
가령, 미카엘에게 광적으로 집착하는 미친 왕녀에게
놀잇감으로 던져 줄 수 있다든지 하는 점에서.
“왕녀의 앞에서 뭐든 내 흉내를 내도록 해.
이자벨라의 취향이라면 바로 나 자체니까.”
그러나 그건 올리버가 ‘진짜 사내 녀석’인 경우에나 해당되는 말이었다.
미카엘은 거칠해진 자신의 뺨을 쓸어 올렸다.
올리버의 깜찍한 거짓말에 왕실은 물론 자신까지 놀아난 것이다.
* * *
“갚아.”
채 숨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무력하게 깔린 여자를 향해 미카엘이 악에 받친 듯 말했다.
“그리고 살아. 내 곁에서. 살면서 갚아.”
멍하게 떠진 파란 눈 안으로 미쳐 버린 천사의 금안이 박혔다.
“난 욕심이 많은 사람이야. 살아. 낮에는 남자로 살고 밤에는 여자로 살아. 날 기만한 죗값은 치르고 죽여도 죽일 테니까.”
우아한 오필렌츠와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무섭도록 짐승 같은 눈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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