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남자 조심하라고 했잖아. 어디서 저런 쓰레기를 만나고 그래.”
15년 전 떠났던 첫사랑이 돌아왔다.
하필이면 남친에게 차이고 있는 상황에.
“어떻게 자랐는지 무척 궁금했는데. 여전하네. 잘 지냈어?”
태연자약한 그의 모습에 윤슬의 입술 새로 실소가 흘렀다.
‘오빠가 슬이 끝나기 전에 정문 앞에서 우산 들고 기다릴게.’
‘약속해. 오빠가 꼭 데리러 올 테니까.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약속까지 해 놓고 말 한마디 없이 떠났으면서.
배신감에 그녀의 얼굴이 차게 식었다.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웠어요.”
“우리 슬이 많이 삐졌구나. 이제 오빠 안 보려고?”
“네. 안 보고 산 지 엄청 오래됐는데 굳이 봐야 할 이유를 모르겠네요.”
그간 서운했던 만큼, 윤슬은 냉정하게 돌아섰다.
하지만 친오빠 같던 과거와 달리 우영이 남자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시도 때도 없이.
“큰일이네. 난 자꾸만 나윤슬이 동생 아니고 여자로 보이는데.”
그의 눈빛은 어쩐지 단단해 보였다.
“슬아, 오빠랑 같이 살까. 아니면 결혼은 어때.”
“오빠랑 내가 어떻게 그런 걸 해. 오빤 할 수 있어?”
“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당황하는 윤슬을 보며 우영이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소꿉놀이할 때처럼 남편도 되어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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