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친이 기억을 잃었다 [단행본]

남사친이 기억을 잃었다

- 비밀로 해 줄 테니까 우리에게만 말해 봐. 둘이 사귀는 거지?
- 남녀 사이에 우정이 어딨어!
주위 사람들은 왜 자꾸 자신과 재원을 곤란하게 만드는 질문을 하는 걸까. 나린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런 말로 소중한 우정에 금이 가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나린에게 재원은 다른 누구보다도 잘 맞는 최고의 친구였기 때문이었다.
- 나는 다음 주에 소개팅하기로 했는걸! 내가 얘랑 그런 사이면 다른 사람이랑 소개팅하겠니?
나린이 소개팅을 받는다는 소리에 재원이 못 참고 말을 꺼내기 전까지는.
-나린아, 그러면 나는? 나는 어떻게 할 건데?
- 뭐?
나린의 가슴이 철렁했다. 설마 재원은 지금처럼 친구로 지내는 게 싫은 걸까?
- 너한테 나는 뭐야?
- ……우리는 제일 친한 친구잖아?
나린의 대답에 재원은 숨이 막힌 표정으로 나린을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 난 아니야, 나린아. 나한테 너는 그냥 친한 친구가 아니야.
- 난 우리가 성별을 떠나 정말 좋은 친구 사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넌 아니었던 거야?
나린은 화가 났다. 재원을 잃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재원을 남자로 생각해 본 것도 아니었다. 재원과 어색한 사이가 되기 싫었던 나린은 재원의 고백에 강하게 반발했지만, 눈앞에서 재원이 차에 치여 버린다.
- 누구야, 너.
그리고 병원에서 눈을 뜬 재원은 나린을 알아보지 못하고 처음 보는 적대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다.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나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러면 재원과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나린은 덜컥 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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