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자마자 본 것은, 내가 죽였던 남자였다.***신뢰받을 수 없는 영웅이란 실상 가치가 없다. 훈련 한 번 받아보지 못하고 전쟁터로 끌려나간 '영웅'에게 그 어떤 신뢰와 영광이 있겠는가? 운 좋게 신탁을 받아 높은 자리를 꿰찬 귀족 아가씨. 아무리 발버둥쳐도 그 평판이 달라지는 법은 없었다. 그러니 미아 블랑샤르는 다시 살아나지 못해야 마땅했다. ***"정신이 좀 드십니까?" 되돌려진 시간 속, 실패한 영웅은 눈을 뜬다. 들려오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뜻밖의 사람. 전생에 자신의 손으로 사지로 보낸 에티엔 로슈포르였다. 어쩌면, 여신께서 이 전쟁을 원하지 않았던 거라면. 아니, 자신의 손으로 고른 영웅의 행보가 마음에 차지 않았던 거라면. 그래서 미아가 과거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라면. 은총일까, 저주일까. 여신은 그녀에게 답을 내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라질 수 있었다. 만약 이것이 정녕 여신께서 주신 기회라면 저번과 같은 일은 반복하지 않으리. 미아는 자신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던 자에게 그가 누려야 했던 영광을 돌려주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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