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난초가 되기까지

한 명의 난초가 되기까지 완결

착한 사람은 과연 언제까지 착할 수 있을까.

엄마의 희망, 이모의 꿈. 삶의 다리가 부러져 다른 사람의 삶을 가져다 목발로 쓰는 여자들. 냉정히 말하고 싶지 않으나 나의 삶을 돌이켜 보자면 누군가의 목발이었을 뿐이다. 사랑하고, 착하고, 가족이라서.
아름다운 말들이 전혀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은 나날들. 그리고 고등학교 3학년으로 올라가는 겨울, 유일한 동네 친구 강의주도 나의 곁을 떠나갔다.

나는 그 아이의 장례식 날,
“조문하러?”
그 애의 형을 만났다. 갈려 나온 듯한, 낮고 음험한 목소리가 불 꺼진 그곳에서 들려왔다.
“네가 양지언이지.”
남자가 나의 이름을 알고 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밥 먹고 갈래.”
내가 무언가에 홀린 듯이 그 장례식장에 발을 들인 건 그래서였다.

장례식날 이후 그와 함께 이상한 추모를 계속하던 나는,
“양지언.”
“네.”
“살살해. 나도 충분히 쪽팔리니까.”
나의 삶이 누군가의 목발이 아니게 된 순간, 도망치듯 그에게서 멀어졌다.

그런데 이전과 달리 나의 삶이 스스로 일어서게 되었음에도, 과거의 인연이 커다란 두 눈을 뜨고 나를 쫓아다니는 기분이었다.
대학교에 입학하는 날에도, 불 꺼진 골목길을 걸을 때도, 새로 사귄 친구와 버스에서 이야기를 나눌 때도, 누군가 나를 지켜보는 것만 같은 기분을 지울 수 없다.
“쓸데없이 착하면 네가 피해자인데도 가해자가 된다. 재밌지. 네가 나한테 그런 것처럼, 좋기만 한 일들도 그렇게 될 수 있다니까.”
그리고 우연처럼 다시 만난 강의주의 형, 강의태.

나는 오롯이 홀로 선 나의 인생이 과연 목발이던 시절보다 나은지 장담할 수 없다.

일러스트: 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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