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대로 내 순결을 취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버리고 도망치려고?"
어느 날, 전생의 기억을 떠올린 이디스.
정체 모를 병 때문에 스무 살을 넘기지 못하고 죽을 팔자라는 것을 깨달은 그녀는 한 가지 도박을 택한다.
바로, 서브 남주의 계약 아내가 되어 루시온의 저주를 흡수하는 것.
그에겐 끔찍한 저주가 이디스에겐 유일한 희망이었다.
동시에 이디스가 그에게 유일한 치료제였으니.
하지만,
“거슬려.”
“네가 여기에 어울린다고 생각해?”
저주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은 루시온은 좀처럼 이디스에게 곁을 내어주지 않았다.
그래도 괜찮다. 루시온은 결국 손을 잡을 수밖에 없을 테니까.
“……넌 날 버리지 않을 거지?”
“응. 무슨 일이 있어도 네 옆에 있을게.”
“네가 약속한 거야. 그러니까 내 옆에 있어. 내가 아닌 다른 사람 곁은 안 돼.”
서늘한 손이 이디스의 손가락 사이를 진득하게 파고들어 깍지를 꼈다.
절대 놓아주지 않을 거라는 듯이.
집착 남주 아니랄까 봐 새싹부터 남달랐다.
* * *
이디스는 이 결혼에 끝이 있다고 믿었다.
언젠가 그가 제 손을 놓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분명 그랬는데…….
“이 고운 입술로 말했지. 무슨 일이 있어도 날 버리지 않겠다고.”
다정한 손이 이디스의 입술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떨리는 숨결을 집어삼킬 듯 다가온 그가 눈을 휘었다.
“그러니 책임져야지. 나는 네 것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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