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상장 건설사 중 하나인 태중 건설 상무 태준경과 상무 비서 서린아.
그것이 그들의 대외적 관계였다.
“맞선을 보기로 했습니다.”
“맞선이라는 게 결혼을 전제로 보는 거 아닌가?”
“맞습니다.”
“어제까지 나랑 한 침대에서 난잡하게 뒹굴었던 네가 딴 놈하고 결혼을 하겠다?”
태준경과 가장 가까운 여자, 그걸로 만족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연애와 결혼 모두 질색이고 이 세상에 본인의 후손을 남길 마음이 조금도 없는 남자라는 사실을 알고 시작했으니까. 그만큼 그가 좋았으니까.
점점 바라는 게 생기기 시작했다. 욕심이 커졌다.
그래서 은밀한 관계를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그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결혼이라는 게 그렇게 하고 싶어? 꼭 해야겠어?”
“네, 하고 싶어요. 해야겠어요.”
“그럼 나랑 해.”
“……네?”
“하자, 그깟 결혼. 한번 해 보지, 뭐.”
“선심 쓰세요?”
“너한테는 특별히 써 보려고.”
“저 말고 다른 사람한테 쓰세요.”
“대상은 내가 정해.”
청혼조차 오만한 남자, 그 남자가 이상해졌다.
“마음대로 해 봐. 네가 맞선 보는 족족 깽판 쳐 줄 테니까.”
“날 갖고 논 거야?”
“멀쩡한 놈 등신 만들어 놨으면 책임을 져야지.”
뒤늦게 각성한 남자는 미친놈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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