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되찾을 수만 있다면, 신이라도 베겠어.”
살해당한 아내의 복수와 부활.
그에 대한 집착만으로 살아가는 칼리스번 공작.
어느 날 그의 앞에 과거의 기억을 모두 잃은 여자 이사벨라가 나타난다.
“이사벨라에게선, 어머니 같은 냄새가 나요.”
불쑥불쑥 죽은 아내와 같은 말을 뱉어 그를 극도로 예민하게 만드는 여자.
동시에 그의 아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며, 그를 위한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여자.
“각하를 그 지옥에서 꺼내드리고 싶어요.”
공작은 오랜 집착과 새로운 감정 사이에서 찢어지는 고통 속에 빠진다.
신은 그에게 어떤 형벌을 내린 걸까?
***
공작의 손끝은 그녀의 멍을 신중히 더듬었다.
마치 성냥을 긋듯, 손끝이 지나간 자리가 뜨거웠다.
“이건, 이사벨라 로빈, 네 문제가 아니야. 너는 이미 세상에 내 여자로 알려졌어.”
“…….”
“그러니 너에게 손을 댄 건 내게 손을 댄 것과 같아.”
공작은 이사벨라 로빈이 싫었다.
지독히 싫어서 제 가슴을 뜯어 버리고 싶었다.
보드라운 살을 맞대고 숨을 불어넣었던 기억까지 모조리.
“원하면, 성에 가서 뺨이라도 때려.”
그 정도는 해야 이 미칠 것 같은 분노를 풀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조그마한 여자가 뭐라고, 우습게도.
……아주 우습게도 말이다.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