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대신 감옥에 갇혔다.
7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다시 그의 품으로 돌아온 내게, 남편은 이혼을 청했다.
“벤팅크 자작은 어떻나?”
그것도 늙고 병든 이를 내 새로운 짝이라 소개해 주면서.
“한 해를 넘기지 못할 거라 들었으니 적어도 남은 생은 귀족으로 살 수 있을 거야.”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이혼하잔 얘기야.”
이혼은 시작에 불과했다.
그는 내 남은 가족을 모두 죽이고 가문의 재산을 자신의 앞으로 돌려두었다.
그리고 모든 걸 도둑질한 남편 옆엔, 나의 친척 언니 헤디아가 있었다.
“다 빼앗긴 것도 네 잘못이야. 순진한 것. 가족에게도 버림받은 널 누가 사랑하겠니.”
두 사람의 배신 끝에 나는 죽었다.
그리고 난 새로운 인생을 살다가 돌아왔다.
결혼 전, 19세의 그때로.
“다시 멍청하게 당하는 일은 없어. 이번 생엔 악역으로 살겠어.”
그렇게 악역으로 살아가려 했건만-
“네가 원하는 게 나의 파멸이라면 그것도 괜찮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
부정에 찌든 전남편은 내게 집착하고,
“복수가 끝나거든 나와 결혼할까?”
악역이 된 나를 뒤쫓던 수상한 수사관, 아단이 나를 붙잡는다.
“제 복수는 오랫동안 끝나지 않을 거예요.”
“그래도 상관없어.”
“우린 함께할 수 없어요. 알잖아요.”
“아니, 그대와 난 공범이잖아. 그럼 그 끝이 낙원이든 나락이든 함께해야지.”
수갑처럼 감겨든 손끝은 열기로 들떠 있었다.
이번 생에 악역은 나여야 하는데.
그는 나를 따라 악역이 되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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