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망쳐놓았으니 책임져. 네가 잘하는 그걸로 날 고쳐 놓으라고.”
“내가 잘하는 걸로 당신을 고쳐줄 테니 당신은 당신이 잘하는 걸로 날 망쳐봐요.”
부족한 것 없는 도언이 원하는 단 하나는 그 여자, 이재였다.
한 번도 욕망해 본 적 없는 남자는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도 모르고 그저 탐했다.
그게 바로 사랑이라는 걸 알았다면 놓치지 않았을까.
그러나 후회했을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
*
모든 것을 가져도 가질 수 없는 게 있다면 그 남자라고, 이재는 생각했다.
그가 아무리 빌어도 그건 고작 그 순간을 위한 거짓이라고 치부했다.
사라지면 그 짓도 끝이라고, 그러니 실컷 탐해져 바닥에 떨어지길 바랐다.
그러나 믿지 않은 건 그가 아니라 이재 자신이었다는 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
*
처음에는 장난처럼,
곧 그칠 비처럼,
언젠가 녹아버릴 눈처럼 그렇게 지나갈 줄만 알았지.
예기치 않게 불쑥 다가와 모든 것을 뒤흔들 줄은 몰랐다.
그게 바로 사랑이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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