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해요, 우리.”
그와의 3년간의 결혼 생활은 끔찍이도 외로웠던 세월과의 싸움이었고, 새로운 비극의 시작이었다.
“고작 이혼 따위가 당신이 원하는 거라고?”
평소 냉철하던 그는 부부 사이의 끝을 논하는 자리에서도 끝까지 냉담했고,
“고작 나한테 복수하겠다고 이런 장난을 친 거라면 좋게 받아들여 줄게.”
서화의 진심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이혼은 안 돼.”
이혼을 받아들이리라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남편의 입에서 나온 답은 서화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말이었다.
“당신…… 나한테 이럴 자격 없어요.”
“자격이 있고, 없고는 내가 결정해.”
“내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이러는 건가요?”
“뭐?”
그녀가 당했던 사고에 관해 끄집어내자, 은원이 조금이나마 남겨두었던 웃음을 모조리 거뒀다.
“나 다 알게 됐어요. 내가 기억을 잃기 전…….”
“…….”
멈춰 서 있는 남편의 앞으로 서화가 한 발자국 다가갔다. 그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책망을 담았다.
“내가 사랑했던 남자는 주은원 당신이 아니었다는 걸.”
가슴에는 미처 버리지 못한 사랑을 품어 원망의 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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