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기억을 잃었더니 완벽한 보호자가 나타났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곤란하다면 날 이용해요.”
한결같이 선해 보이는 남자는 이름도 선한결이었다.
갈 곳 없는 수정에게 그는 병원비, 옷, 직장, 둘만의 보금자리까지 아낌없이 제공해 주었다.
“수정 씨 취향이 뭔지 몰라서 다양하게 준비해 둔 거란 말입니다.”
한사코 거절해도 기어코 트라우마까지 온기로 감싸주는 은인 역할을 자처했다.
왜 이렇게 호의를 베푸냐고 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당신에게 눈을 뗄 수 없어섭니다.”
수정도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한결을 충실하게 보좌하는 비서가 되었다.
차츰 가슴은 빠르게 뛰었고 그를 향한 마음은 커져만 갔다.
그렇게 서로 모호한 마음을 숨긴 채 동거한 지 1년.
“당신이 비도덕적이라고 비난할 일은 없어요. 설령 우리가 어떤 짓이든 한다고 해도.”
그가 자꾸만 유혹해 왔다. 그런데 이 사람은.
“세대주 선한결, 배우자…… 진수정.”
알고 보니 이혼 위기를 겪은 계약 부부였다는 사실을 숨겨왔다.
이유가 궁금했다, 그를 다시 한번 믿어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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