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을 죽인 원수를 갚고자 재연은 민간군사기업 가디온의 대원이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임무 파트너로서 코드네임 ‘매드독’, 미친 개 매던을 만난다.
“애기야. 엄마 아빠가 밥도 안 줘?”
무시와 조롱으로 일관하는 그와의 악연은 질기게 이어지고.
서로에 대한 삐뚤어진 관심은 점차 애정으로 변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임무에 나갔던 매던은 유해조차 찾을 수 없이 사라지고 만다.
그렇게 그가 죽은 줄로만 알고 살았던 5년.
돌연 그가 눈앞에 나타난다. 엄마 아빠를 죽인 군수기업 렉시온의 총수로.
“오랜만이야. 내 사랑.”
잿빛의 눈과 마주한 순간, 체내에 있는 모든 피가 차갑게 식어 증발했다.
재연의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다.
“……매던.”
낙엽이 바스라지는 듯한 중얼거림에 그가 음미하듯 눈을 감았다.
“아, 그리운 목소리야.”
***
“나를 원망해?”
“아니, 사랑해.”
재연이 망설임 없이 답했다.
“지금조차도 사랑하고 있어.”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내게도 미래가 있다면, 그 미래에는 너와 함께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던 사람이었는데.
그랬는데.
“하지만 너는 아니야.”
온기 없이 가라앉은 얼굴에 차가운 경멸이 떠올랐다.
“내가 사랑한 매던은 5년 전에 죽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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