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바울. 죽은 듯이 갇혀 사는 라미래를 낙원으로 데려갈 남자. 라미래. 완벽한 죽음만이 가정폭력에서 탈출 할 수 있다고 믿고 시도하는 여자. 매정한 가정폭력 속에 죽은 듯이 살아야 했던 미래가 내민가녀린 손길을 불쌍히 여긴 바울이 덥석 잡고 도와준다. ***“아빠, 나 윤 서방하고 이혼하고 싶어.”미래의 말에 놀란 지환이 미간을 구겼다.“안 돼! 넌 그냥 윤 서방 밑에서 죽은 듯이 살아야 돼!”술냄새를 풍기는 아빠의 말에 상심했는데, 맨정신인 남동생이 한술 더 떴다. “누나 그냥 살어. 다른 남자들은 이렇게 못 해줘. 우릴 봐봐. 그냥 매형이랑 살아!”“나, 진짜 윤 서방하고 못 살아!”지환이 미래의 손에 든 서류를 거칠게 뺏었다. 가자며 지환이 앞서가자, 철수도 손을 털고 차로 향했다. 미래가 지환과 철수 뒤통수에 대고 소리쳤다.“이러다 나 죽을 거 같다고!”지환이 멈춰 서서 휙 돌아봤다.“죽어! 그게 우릴 살리는 길이야!”“……!”매정한 인간들. 저게 가족이라고. 지환과 철수는 타고 왔던 차를 타고 떠났다. 철퍼덕 벤치에 앉은 미래 옆으로 길냥이가 다가왔다. 미래는 오른손으로 이마를 감싸 쥐고 고개를 숙였다. 고양이만 미래의 다리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몸을 비비고 위로해 주었다. ‘냥이야. 난 이제 죽을 거야. 죽어서 이들을 떠날 거야.’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알기에 미래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미간을 구겼다. <[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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