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정해진 정략결혼.내키지 않는 이 결혼에 임하는 재희의 자세는 그저 완벽한 업무 모드.건조하기 짝이 없는 얼굴로 재희는 머지않아 자신의 남편이 될 태준을 향해 조용히 입을 열었다.“이 결혼은, 어디까지나 비즈니스예요.”청아한 음성에 실린 단호한 말투.시작부터 굵직한 선을 긋는 재희를 보며 태준은 피식 웃음을 머금었다.“궁금하네.”“뭐가요.”“어디까지가, 네가 말하는 비즈니스일지 말이야.”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새까만 눈빛이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왔고 태준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재희의 머리카락 끝을 매만졌다.윤기가 흐르는 긴 머리카락을 곧 흘러내릴 모래를 쥐듯 쥐고선 그는 특유의 저음으로 나지막이 물었다.“이런 것도 너한텐 그저 비즈니스일 뿐인가?”“…….”예상치 못한 태준의 돌발 행동. 그가 하는 모든 질문에 기계처럼 답하던 재희가 돌처럼 딱딱히 굳었고 태준은 그녀에게 더 가까이 몸을 기울였다.금방이라도 입술이 닿을 듯 가까운 거리. 공기조차도 뜨겁게 변한 순간, 태준은 재차 재촉했다.“말해봐. 이것도 비즈니스라고.”정적 속에서 온전히 마주한 두 사람.반드시 비즈니스여야만 하는 두 사람의 로맨스. 과연 그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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