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하구나, 너는.”
이직한 회사에서 그를 다시 만났다.
한때 남매처럼 지냈지만
이제는 완전히 남이 되어 버린 그, 서정후를.
“이따가 끝나고 둘이서 한잔할까.”
“……내가 왜.”
이십 대였던 그때처럼 다소 가볍고.
“왜라니. 섭섭하게.”
조금은 삐딱하고.
“다 컸는데 오빠랑 술 한잔 정도는 괜찮잖아.”
그리고…….
“안 그래? 설아.”
거리낌이 없었다.
***
그때의 기억도 어리석었던 감정도
시간이 흘러 흐려졌다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나는 여전히.
그리고.
“한 번도 설이 널 잊은 적이 없다면, 믿을래?”
그도 여전히.
나를 만나고 비로소 겨울이 끝났다는 사람.
다가오는 봄이 마냥 두렵기만 한, 나.
우리에게, 뒤늦은 봄이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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