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났어?”
“아니.”
답한 무혁은 지호의 입술을 진득하게 빤 뒤 놓아주었다.
“근데 왜 화가 난 거 같아?”
넌 알까.
“그냥…… 안달이 나서.”
생기를 잃고 시들어 가는 너를 발견한 순간, 유치하게 심술궂어지는 나를.
“네가 다른 곳을 보니까.”
“내……가?”
“보는 것까진 이해하는데.”
무혁은 지호의 뺨에 달라붙은 머리칼을 다정하게 떼어주며 말을 이었다.
“울타리는 넘지 마.”
의심받는 말에 지호는 억울한지 눈물까지 글썽였다.
무혁은 지호의 눈을 빤히 응시하며 뒷말을 이었다.
“그땐 안달에서 끝나지 않을지도 몰라.”
알고 있었다. 지금 제가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것을.
지호가 바람을 피운 것도 아니고, 저를 향한 사랑스러운 눈동자가 빛을 잃은 것도 아닌데.
그럼에도 초조하고 안달이 나는 건…….
“미친 새끼.”
제가 미친놈이어서다.
왜일까. 지호가 그에게서 날아갈 것 같은 불안감이 든 건.
그 예감이 현실이 된 순간, 그는 지호에게 잔인해지기로 했다.
“오빠, 제발…….”
“두려워?”
난감한 시선이 지호를 일별했다.
“왜일까. 궁금해서 미칠 것 같던 때가 있었지.”
버티고 있는 지호를 어떻게 요리할까 고심하는 눈빛으로.
“그러다…… 나중엔 생각 자체를 지웠어.”
“…….”
“그게 무엇이든.”
마주 응시한 그의 시선이 차갑게 일렁였다.
“용서하지 않기로 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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