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따위 쓰레기 같은 감정놀음이 중요해?”
나를 사랑하느냐는 물음에 돌아온 남편의 답이었다.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지 몰라서 그래? 이딴 투정에 장단 맞춰줄 시간 없어.”
“…….”
“필요한 게 있으면 말을 해. 도대체 뭐가 불만인 건데.”
투정. 불만.
살고자 하는 내 마지막 발악이 그에겐 고작 두 단어로 쉽게 정리됐다.
“불만 없어요. 당신한테 바라는 것도 없고요.”
배 속의 아이를 잃은 아내에게 동정조차 해주지 않는 남편에게 대체 뭘 바랄 수 있을까.
“그래서 이혼하자는 거예요.”
“서연우.”
차수혁의 차가운 손이 내 뒷목을 감쌌다.
“이혼은 없어.”
자신이 은혜를 베풀듯 결혼해준 여자가 감히 주제도 모르고 그를 배반했다고 생각해서일까.
분노에 찬 그의 눈빛은 내 목덜미를 물어뜯을 것처럼 사나웠다.
모든 걸 포기하고 내려온 소읍리에서 이혼을 앞둔 남편과 불편한 동거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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