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번의 회귀 그리고 또다시 찾아온 열두 번째 삶.
2년이란 시간을 돌아온 그녀를 기다리는 건 매번,
“이혼하자.”
사랑해 마지않던 남편의 일방적인 이혼 통보였다.
위대한 혁명 영웅의 손자이자 희대의 사기꾼의 아들.
공녀의 장난감이라는 수치스러운 과거를 이겨내고 성공한 젊은 사업가, 막스 루셀.
그리고 막스 루셀에게 미쳐 스스로 귀족의 삶까지 포기했던 공작가의 외동딸, 프레야 루셀.
약혼 기간 10년, 결혼 생활 5년.
남편, 막스가 그녀에게 이혼을 선언하기 전까지 프레야는 정말 미친 사람처럼 그에게 매달렸다.
그랬던 그녀가,
“받아들일게. 그래. 이혼해, 우리.”
5월의 화창한 어느 날, 15년에 걸친 집착을 접으며 처음으로 막스의 진심을 받아주었다.
예상치 못한 대답을 듣고 동요하는 남편을 바라보며 프레야는 환하게 미소 지었다.
“2년 뒤에.”
단, 그들에게 남은 시간 동안 온전히 부부의 의무를 다하라는 조건을 걸고.
*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마음을 돌릴 수 있으리라 믿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서로를 애증한 15년이 넘는 시간이 있었으니까.
“당신이 내 남편이었던 사람이군요.”
하지만 다시 만난 아내의 마음에 그는 없었다.
돌릴 마음도, 추억도 모두 지워버린 아내가 말했다.
“돌아가세요. 당신을 사랑했던 바보 같은 여자는 죽었으니까.”
그를 위해서라면 무엇 하나 아낄 것 없던 여자는 기어코 그를 위해 자기 자신마저 버려 버린 모양이었다.
쿵. 무언가 바닥으로 굴러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눈을 내려보았지만 바닥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평균 4.0 (1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