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는 준비해 뒀겠지, 힐리어드?”
비제 힐리어드는 자신이 평생 갇혀 살던 방을 부수고 들어온 남자를 바라보았다.
정말로 신이 있다면 저런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취소한다.
저 남자는 분명 악신이었을 것이다. 세상을 멸망시키러 온.
“저를 구해 주시면 중요한 정보를 알려 드릴……게요.”
“그게 나한테 중요한 정보인지 네가 어떻게 알지? 지금 바로 증명해. 그렇지 않으면 넌 여기서 죽는다. 네 아비의 손에 의해.”
비제는 눈을 질끈 감았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더는 정신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후회…… 안 하실 거예요. 절, 구하세요…….”
네르딘은 다짜고짜 자신의 앞에서 기절한 여자를 보며 황당한 웃음을 지었다.
“……빌어먹을 힐리어드들.”
* * *
“너 자신이 주술에 걸려 있다는 것도 몰랐나 보군.”
네르딘의 눈이 묘한 살기를 띠기 시작했다. 그 뒤로 이어지는 생각은 차마 생각하기도 싫은 욕설들과 저주의 말들이었다.
비제는 고개를 떨구었다.
“제, 제가 주술에 걸려 있었다니……. 전 전혀…….”
“어떤 주술인지는 나도 몰라.”
네르딘은 짧게 말했다.
“하지만 네겐 주술의 냄새가 나. 그것도, 아주…… 강하게 나지.”
주술의 냄새?
의아한 단어 선택에 멍하니 그를 올려다보자.
[더럽고 혐오스러운 냄새.]
그의 냉정한 생각이 비수처럼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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