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받을 수 없는 존재로 태어난 혜원.
고통스러운 나날 속에서 만났던 태인은 희망이자 구원이었다.
“너한테 난 뭐였는데!”
“……윤재 오빠 동생.”
태인만큼은 자신과 같은 절망을 느끼지 않길 바랐다.
그래서 태인의 행복을 위해서 거짓말했다.
널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하겠다고 다짐했으니까.
“우리, 다시는 보지 말자.”
비록 네가 나를 증오하게 될지라도.
*
“형이랑 결혼하려는 이유가 뭐야?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는 데도 갖고 싶을 정도로?”
태인이 연신 시근덕거리다 혜원의 젖은 눈을 보고는 고개를 돌렸다.
“대체 네가 원하는 게 뭔데?”
“너.”
이 결혼을 거부하려면 정말 목숨을 걸어야 할지도 모른다. 아버지의 길을 막는 것이 될 테니.
그렇기에 혜원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이제는 나랑 놀아나야겠어?”
“나, 곧 네 가족이 될 사람이야. 뭘 어떻게 할 용기 없으면 나한테 함부로 하지 마.”
사무실을 나서려는 혜원의 손목을 태인이 턱 잡아챘다.
“네가 원하는 게 정말 나야?”
낮게 깔린 목소리가 사무실을 울렸다.
“아니.”
혜원이 태인의 손을 세게 뿌리쳤다. 꼭 붙잡고 싶었던 그의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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