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친구와 약혼자의 외도 장면을 목격했다. 그것도 제 마차 안에서.
“화풀이 상대로 딱이죠.”
“심심풀이로 가지고 놀기도 좋잖아요.”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하는 멍청한 여자니까요.”
소심한 성격 탓에 사교계의 동네북 ‘레이디 드럼’이라 불리는 백작 영애, 샤샤.
물에 빠져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순간, 주식 천재였던 전생의 기억을 되찾았다.
그리고 이제, 전생의 능력을 발휘하여 돈을 벌기로 한다.
개차반 같은 약혼자와 구박이나 일삼는 가족들에게서 도망치기 위해서.
“나는 이 도박에 인생을 걸었어.”
*
“원래 이렇게 사업 파트너를 알뜰하게 챙기는 편이에요?”
“이렇게 훌륭한 사업 파트너를 쉽게 놓칠 수는 없는 일이지.”
“뒷감당은 어떻게 하시려고요.”
“그간 나를 겪어 봤으면 충분히 알지 않나? 난 그런 거 일일이 따져가며 살 성격이 못 돼.”
확실히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제가 원한다면 어떻게 해서든 저를 북부로 데려가 줄 게 분명했다.
그것이 설사 그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결과를 불러일으킬 것을 뻔히 알더라도.
“그러니까…….”
돌연 얼굴에 웃음기를 지운 카이엔은 샤샤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리고 한쪽 손을 그녀에게 내밀며 말했다.
“제발 내 손을 잡아.”
가라앉은 목소리 끝이 거칠게 갈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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