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해외에 나가 일상을 담는 힐링 예능 프로그램 <유럽에서 한 달 살기>, 일명 ‘유한달’.
신인 배우 정원은 처음으로 출연한 고정 예능에서 자신의 최애인 권해운을 마주하게 된다.
피할 수 없다면 정원이 해야 할 것은 명백했다. 해운의 팬이라는 사실을 절대 들키지 말 것. 그리고 권해운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친해지지 말 것.
“난 너랑 방 쓰려고 여기 온 건데? 여기로 와야 정원이랑 룸메이트할 수 있잖아.”
그러나 권해운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정원에게 친근하게 다가오고,
“정원아, 있잖아. 사실은 우리 사전 모임에서 처음 만난 거 아니다?”
급기야 폭탄 발언까지 하는데…….
* * *
“와, 타이밍 신기하다. 나 팬분들한테 메시지 보내고 있는데, 보낼 때마다 네 핸드폰이 울려.”
“아……. 그래? 신기하네.”
넋 놓고 메시지나 보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정원은 애써 침착한 표정을 유지하며 핸드폰을 비행기 모드로 바꿨다.
“이게 뭐냐면 팬분들하고 소통할 수 있는 앱이거든. 내가 메시지 보내면 팬들한테 실시간으로 가는 거. 몰랐는데 한 달에 몇천 원씩 내고 이용하신다고 해서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보내는 중이야.”
“……그렇구나.”
한 달에 4900원이야. 너 정도면 모든 아이돌의 귀감이 될 만큼 자주 보내는 편이니까 그만 보내도 돼.
정원은 하고 싶은 말을 꾹 참으며 고개만 끄덕였다. 태연한 척하고 있었지만 머릿속은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
내가 미쳤나? 어떻게 알람을 안 꺼 놓을 수가 있지? 앞으로 한 달 동안 이런 일이 더 생기지 않으리란 법이 없었다. 정원은 찬찬히 정리해야 할 것들을 곱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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