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있었던 일, 기억 안 납니까?”
상사의 침대에서 눈을 뜬 아침.
지난밤에 있었던 일이 기억나지 않느냐는 물음에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였다.
“류 비서는 내 입술이 마음에 들었나 봐요.”
“……네?”
“이렇게 만지던데. 예쁘다는 소리까지 하고.”
시훈의 비서로 근무한 지 2년. 지아의 인생에 큰 위기가 찾아왔다.
“자꾸 생각났거든요. 류 비서가 내 입술을 덮치던 순간이.”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말 그대로예요. 류 비서가 내 입술을 덮쳤습니다. 나는 그게 첫 키스였고.”
지난밤의 기억이 돌아온 지아는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그러나 충격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시훈에게 고백을 받았다. 자신이 첫사랑이란다. 그 끝엔 3개월간의 조건부 연애 제안까지 따라붙었다.
“3달 동안 최선을 다해서 류 비서 마음을 얻어 보겠다는 뜻입니다. 나한테 그 정도 기회는 줄 수 있지 않아요?”
분명 말도 안 되는 제안이었으나 지아에게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날 밤의 입맞춤은 분명 제 잘못이었고 이미 어떻게든 책임을 지겠다는 말까지 해 놓은 뒤였으니까.
“부사장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대신 3달 뒤에는 꼭 헤어져 주세요.”
“그래요. 3달 뒤에도 류 비서가 나랑 헤어지기를 원한다면, 꼭 그렇게 하죠.”
그날부터였다. 사랑이 처음인 시훈의 다정한 직진이 연애에 지친 지아의 마음을 뒤흔들기 시작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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