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밤에 하는 일, 하고 싶어요.”
단순한 계약뿐인 관계.
혹은 어릴 때부터 이어져 온 후견인 아들과 피후견인 요양보호사.
오래전부터 정의된 관계를 깨트리는 말에 변화 없는 태헌의 얼굴에 균열이 갔다.
“한재희, 지금 안아달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어? 보나 마나 처음일 텐데.”
퍽 곤란하다는 듯한 말투에 재희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처음, 아니에요.”
입술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을 고했다.
그럼 다행이라고 생각할 줄 알았던 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처음이…… 아니라고?”
“읏.”
무엇에 화가 났는지 어깨에 가해진 힘에 재희의 입에서 옅은 신음이 샜다.
“어떤 새끼랑 대체 언제…….”
하, 두 번째 탁한 숨과 함께 태헌의 눈썹이 삐딱하게 기울어졌다.
곧 그의 목소리가 귓가를 파고들었다.
“그럼, 망설이지 않아도 되겠네. 더 배려할 필요도 없겠고.”
그 말을 끝으로, 그는 재희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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