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성정 탓에 감히 그 누구도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아주 아주 무섭고 냉엄한 북부 대공 디트리히 라인케.
그는 사실 ‘그냥’ 고양이 수인이다.
표정도 말도 없고 맨날 무뚝뚝해 보인다고?
고양이라 그렇다.
계획이 틀어지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고?
고양이라 그렇다.
자기 영토에 집착한다고?
당연하지.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니까.
고양이란 본래 제멋대로 루틴과 계획을 만들며
그게 안 지켜지면 짜증 내는 존재다.
그러니까 저 전형적인 북부 대공 같은 양반은 그냥……
지극히 평범한 고양이라는 소리다.
하지만 사실을 아는 건 그의 보좌관 루안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대공의 지극히 고양이다운 행동을
‘무시무시한 북부 대공의 난폭함’으로 오해하곤 했다.
전하. 제발 인간 말로 해요.
자꾸 고양이 언어로 표현하니까 인간들이 이해를 못 하고 오해하잖아…….
***
“저는 고양이 털을 치우려고 보좌관이 된 게 아닙니다! 그만두겠습니다!”
참다 참다 결국 돌돌이를 집어 던지며 외치자 그런 루안을 바라보던 대공이 입을 열었다.
“자네.”
진중하고 낮은 목소리로 루안을 부른 대공은 배신자를 참수하던 때와 별다를 바 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제안했다.
“내…… 발바닥 만지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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