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라도 가지고 싶었던 거야?”
CN그룹의 우월한 핏줄을 전신에 둘렀어도 주목받지 못한 비운의 황태자, 윤도재.
2년간의 시한부 결혼은 서로에게 나쁠 게 없는 조건이었다.
“아이를 지우라는 말은 하지 말아요. 듣고 싶지 않으니까.”
“임신은 확실해?”
“네.”
“다시 묻지. 내 아이는 확실해?”
아이는 가지지 말 것.
서로 사랑하지 말 것.
“쥐 죽은 듯이. 이 세상 아무도 모르게. 도재 씨조차 찾을 수 없게 숨어서 살게요.”
“누구 마음대로. 만에 하나라도 내 씨가 맞다면 잘 숨겼어야지.”
“이혼해요.”
“난 계약 파기할 생각 따위 없어. 이 집에서 도망칠 거라면 서로 힘 빼지 말자고 얘기해 주는 거야.”
순진하게 믿었다.
자신은 몰라도 아이만은 그의 자식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너무도 큰 착각이었다.
“우리 아이는, 형의 아이로 자랄 거야.”
“절대 안 돼요!”
“아이는 또 가지면 돼.”
그의 옆은 변함없이 늪이었다.
발을 디딘 순간 천천히 빠져들어 숨통을 조이고 결국 끊어 놓는.
“도재 씨도 내가 느낀 고통을 똑같이 느껴 봐.”
그보다도 더.
심장을 도려내는 아픔이 어떠한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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