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나는 그 짓 할 때 아니면 볼 가치도 없는 새끼다?”
그의 입가에 나른한 웃음이 번졌다.
뒤이어 뻔뻔한 눈매가 서은에게로 기울었다.
“기가 막힌 칭찬이었네.”
*
서은이 해야 할 일은 간단했다.
피아노 레슨, 그리고 재언과의 결혼.
그렇게 뻔한 목적을 가지고 온 자신을 향해 모멸감을 숨기지 않던 남자인데.
어느 순간 벌어진 불장난에 차츰 감정이 요동쳤다.
머뭇거리던 서은이 취기를 빌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나 얘기해도 돼요?”
“어떤 걸요.”
“…우리 만난다고.”
예상 못한 투정이었는지, 남자가 뜨거워진 눈을 지그시 감았다 떴다.
“되냐고요….”
“다 해.”
서은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춘 그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어 보였다.
“현수막이라도 걸어 줘? 내가 진서은 발아래서 기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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