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제 뒷조사하셨나요?”
수아의 삶은 대체로 불행했고, 불행에 익숙해진 채 살아왔다.
아버지의 낡은 노트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언제 죽어도 아쉬울 게 없던 수아는 그 여자가 어디까지 추락할지 지켜보고 싶었다.
그렇게 6년. 이제 곧이었다.
그런데…….
“기어 와서 빌어 봐.”
새파랗게 날 선 맹금류의 시선 앞에 수아는 숨 쉬는 것조차 잊고 말았다.
툭, 툭.
소파 팔걸이에 올려 둔 은색 담배 케이스를 두드리는 소리가 느릿하게 울렸다.
수아는 떨리는 손을 말아쥐었다.
“그러면 내가 봐줄지 알아?”
권제혁이 매끄러운 입매를 씩 끌어올렸다.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올라선 남자답게 오만했다.
정체를 들킨 이상 매달려야 한다.
게걸스럽게, 환장한 놈처럼 달려들던 그의 욕정에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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