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하려다 이용당하고 싶어졌다.“이 집에 머물게 해 주세요.”경매로 넘어가기 전까지 그 집에 살던 여자, 연지수.새 주인인 이한의 손님으로 다시 집 안에 발을 들였다.본래의 목적은 철저히 숨긴 채.그렇게 시작된 낯선 이들 간의 동거.지수는 기회를 얻기 위해 주저 없이 한의 품으로 뛰어들었다.목적 있는 유혹에 밤은 점점 길어졌고, 행위는 더욱더 깊어졌다.“계속 이용해요. 당해 줄 테니까.”동거는 사랑이 되었고, 사랑은 계약이란 탈을 썼다.마침내 다가온 균열의 시간, 상처에 아프고 연민에 슬픈 남자, 그리고 여자.산산이 부서지는 마음.부질없는 악의.간절해지는 열망.“그러게, 누가 그렇게 불쌍하래.”불쌍한 나보다 당신이 더 애틋해진 순간, 계약은 덫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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