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의 기억을 잊지 못하는 건 신의 배려일까, 저주일까.
“클로니에 데멜스. 이만 눈을 감으시오. 모두 다 끝났으니까.”
“……르안, 어떻…… 게, 당신, 이……, 뱃속에…… 우리…… 아, 아이가, 있, 는데…….”
믿었던 남편으로부터 끔찍한 죽음을 맞이하고 난 뒤, 벌써 다섯 번째 환생이었다.
지긋지긋하게 반복되는 죽음의 순간, 매번 선명히 되살아나는 도륙의 고통.
그러나 그 어떤 삶에서도 날 망가뜨린 너에게 되갚아 주지 못했다.
그랬는데, 눈앞에 다시 한번 네가 나타났다. 마치 이번엔 반드시 복수에 성공하라는 듯.
“……이름, 없어요.”
“잘됐다. 널 보니 생각나는 이름이 있었거든. 티르안 카실. ……어때? 마음에 드니?”
모든 주의를 기울여 내 손으로 죽여야만 해.
당신이 내게 그랬듯 가장 행복한 순간에, 기필코.
클로니에는 시리도록 푸른 눈을 마주 보며 있는 힘껏 웃어 보였다.
멋진 기사가 되어 날 지켜줘.
그리고 목숨을 다해 날 사랑하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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