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백은 절제된 삶을 살았다. 그 무엇도 욕심내지 않았다.그래야만 무진 여사의 눈에 들 수가 있을 테니까.고분고분 매사 순종적이었으나, 가슴 속에 도화선 하나를 품고 살았다.권도하, 그녀가 그 불씨를 알아봐 준 순간부터 지금껏 그녀 딱 하나만을 원했다.하지만 인생의 봄은 짧아도 너무 짧다.결혼식을 불과 몇 시간을 앞두고, 그가 유일하게 원하던 그 하나, 다른 남자의 품에 있다.그것도 기백의 유일무이하다 할 수 있는 영혼의 단짝, 베스트 프렌드의 품에.“너 용서 받기 위해 무엇이든 어떻게든 한다고 했지?내가 확실히 그 답을 알 때까지 넌 대기.내가 무엇을 하든 어떻게 하든 그냥 대기.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고.”도하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식 당일, 다른 사내의 품에서 깨어났다.지탄 받아 마땅하다. 이렇게 공공연하게 당해도 싸다. 그러나 나쁜 여자도 아픔은 느낀다.아무리 죽일 여자라고 해도 딴에는 인간인지라 상처를 받는다.도하는 어떻게 해도 용서받기 쉽지 않았다.그렇다면 이젠 이쪽에서도 거절이야. 이젠 더 이상 용서를 구걸하고 싶지도 않아.내가 한 짓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 앞으로는 그냥 영원히 용서 받지 못하는 것으로 그 대가를 당당히 치르면 그뿐.“네, 저를 아주 잘 봤어요.재활용조차 못하는게 바로 나예요. 알잖아요?그러니까 꿈 깨고, 이 판에서 제발 빠져요, 아시겠어요?”<[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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