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혼처를 찾았다.”
그 한 마디에 결혼이 결정되었다.
결혼 압박을 피하고, 처가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이헌은 격 떨어지는 집안의 여자를 아내로 받아들인다.
“일이 많이 바쁘시다 들었어요.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최선은 침대에서만 다하면 됩니다.”
어차피 이혼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몸이, 마음이 자꾸만 그녀를 찾는다.
그럴수록 이헌은 화설에게 차갑게 대하지만, 머릿속은 내내 아내 생각뿐이다.
“아프면 말을 하든가.”
“죄송해요, 신경 쓰이게 해드려서. 앞으로 이런 일 없게 할게요.”
늘 웃는 아내의 얼굴이 거슬리기 시작한다.
힘들어도 꾹 참고 내색하지 않는 화설이 걱정된다.
그렇게 감정이 깊어지던 그때.
아내가 떠난다.
[ 제가 지금 떠나야 당신께 좋다고 해요. 부디 행복하세요.]
아내가 떠났다.
머릿속에 문장이 만들어진 순간.
이헌의 발 밑이 무너져 내렸다.
그제야 그는 알게 되었다.
아내는 집안에서 자신을 위해 선별한 ‘인간 부적’이었다는 것을.
매일 저 모르게 고된 의식을 치러왔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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