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님과 나 [단행본]

각시님과 나

“나 기억 안 나는 거 어떻게 알았는데?”
“예전에 약속했거든, 거짓말 안 하기로.”
“거짓말인 건 어떻게 알았는데?”
“너 하는 거 보면 알지.”
“전엔 내가 어떻게 했는데?”
아리는 대답 대신 또 혼자 웃었다. 모르겠다. 잠이 덜 깼나? 근데 너무 좀, 껴안아 보고 싶었다. 방으로 들어가려는 걸 잡아서 폭 안으려고 했는데 아리가 슥 손을 들더니 내 얼굴을 밀었다.
“뭐 하는 거야?”
“우리 아직 손만 잡았어? 사귀는 사인데 껴안아 보지도 못해?”
“나 지금은 너랑 안 사귀어. 헤어졌어.”
잠이 확 깼다. 헤어져? 이게 무슨 소리야? 언제? 왜? 너무 놀라서 심장이 벌렁거렸다. 그때 내 머릿속에 번개처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와, 혹시 나 얘한테 차이고 충격받아서 기억 다 잃어버린 건가?
암만 생각해도 정답이다.
그거 말고는 내가 그렇게까지 충격받을 일이 있었을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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