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조건이죠?”
[갑 서은수는 을 윤재의에게 귀문(鬼門)을 열어주어 만 명의 영(靈)을 구제하도록 돕는다. 이에 을 윤재의는 갑 서은수가 원활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갑을 위협하는 모든 존재로부터 갑을 보호한다.]
만 개의 혼백을 치료해야만 선계로 돌아갈 수 있는 약사 윤재의는 제 발로 걸어들어온 귀신 자석 서은수에게 혹할만한 조건을 내건다.
은수 역시 귀신에게 시달리는 지옥 같은 날들을 청산하고 자유로운 미래를 위해 기꺼이 귀문을 여는 열쇠가 되어주기로 약속하나…….
“뭐야, 왜, 왜 갑자기 키스하는데……!”
“그야 서은수 씨와 닿아야 귀문이 열리니까요.”
그 문이 통(通)하는 만큼 크게 열리는 문일 줄이야!
그와 닿을 때마다, 그가 자신을 만질 때마다
약방을 번성케 할 아프고 다친 귀신들이 우르르 쏟아진다.
“그러니까 은수 씨.”
가쁜 숨을 내쉬는 은수의 뺨을 부드럽게 매만진 남자는 새하얀 가운을 걸치며 싱그럽게 웃었다.
“어디 도망가지 말고 쭉 내 옆에 있어요.”
아무래도 귀신 떼려다가 더 지독한 놈이 붙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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