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함부로 못 들어오는 곳인데.]
[…….]
곧 리모델링이 들어갈 건물 옥상.
권현세는 난간 쪽 구조물 때문에 미처 보지 못했던 사람을 보고 멈췄다.
난간에서 허리를 숙인 채 무언가를 보는 사람.
작은 체구에
여자?
[끈이 풀렸어. 러닝하는데 제대로 묶어야지.]
당황과 혼란스러움이 가득한 작은 얼굴을 마주하자
권현세는 얇은 바람막이 점퍼 주머니에 입에 문 담배를 넣으며
여자의 앞을 막아섰다.
“…신고, 할 거야?”
“키티, 그걸 걱정했어?”
과부화가 걸린 컴퓨터처럼 눈만 깜빡거리자,
권현세가 정신 차리라는 듯 낮은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키티, 경찰은 아니라서 잡아가지 않아. 난 네가 필요하거든.”
“…무, 무슨 뜻이야?”
시시각각 변하는 그녀의 얼굴을 빤히 보던 권현세의 입술 끝이 삐딱하게 기울었다.
“저격수가 필요해. 스나이퍼.”
“저기, 스나이퍼는 많은데.”
“아무 스나이퍼가 아니라, 최고인 스나이퍼. 키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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