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흩날리는 금발과 사랑스러운 분홍색 눈동자.제국의 백조라 불리는 프시케를 마주하면 모두 탄식을 내뱉지만, 그녀의 인생은 다른 의미로 탄식이 나왔다.“네 아버지가 많이 편찮으시단다. 수도에 갔더니 의사가 그러더구나. 평생 나을 수 없는 병이라고.”가문의 빚더미에 허덕이는 것도 모자라, 아버지가 불치병에 걸렸기 때문이었다.힘없는 그녀의 곁에는 늘 아름다움을 탐하는 이들이 득실댔으니.그렇게 도망치듯 팔려 간 결혼.이 남자, 제정신은 아니다. “명심하셔야 합니다. 대공 전하께서는 해가 진 이후에만 아가씨를 찾아오실 겁니다.”괴물 대공이라고 불리는 남자는 결혼식을 올리기 전까지 약혼녀에게조차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한다.신화에 등장하는 프시케와 에로스 이야기도 아니고. 미친놈이거나 박색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항상 제시간에 오는 그대가, 오늘은 통 찾아오지를 않아서.”“…….”“…달아났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면 상관없어.”팔려 온 결혼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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