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서 도망가려고 했어? 언제는 내가 다 잘해서 좋다며.”
알고 보니 내가 소설 속 남자 주인공을
쫓아다니다가 죽는 개차반 악녀였다.
일단, 나는 죽지 않기 위해
빙의하자마자 가뿐하게 원작을 비틀었다.
남주인 황자에게 청혼 무효 서신을 보낸 것은 물론,
남주와 엮일 사건 자체를 없애기 위해
잘생기고 조신한 남편과 계약 결혼까지 완료했다!
그런데 내 계약 남편이……
생각보다 너무 잘한다.
“부인을 위해 마사지를 배웠습니다. 기뻐하실 것 같아서요.”
마사지를 비롯, 영지 업무는 물론.
“늘…… 고마우실 때마다 쓰다듬어 주셨으니까.”
심지어 귀엽기까지.
얼굴 만 점. 성품 만 점.
이러다 내가 계약 연장해 달라고 매달리는 거 아니야?
***
“우리의 계약 기간이 끝나면…… 재혼, 할 겁니까?”
“……아무래도 그래야겠지.”
“카이델 황자랑?”
걔 이름이 여기서 왜 나오는데.
아, 재혼 이야기가 달갑지 않구나?
그래, 저렇게 티를 내는데 내가 달래 줄 수밖에.
“물론 카이델 황자님을 오랫동안 짝사랑한 건 맞지만,
이제 너무 옛날 일이잖니. 무엇보다 나에겐 녹스 네가 있잖아?”
“옛날 일이라고요?”
“그리고 굳이 따지자면 지나간 풋사랑이라고 해야 하나?”
“……지나간?”
그때였다. 콰지직, 소리와 함께 멀쩡하던 식탁이 부서진 것은.
……아니, 저걸 왜 부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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